이미지 크게보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김호웅 기자

■ 자녀들 특혜의혹 증폭

“아들,학부때 의학 뜻 뒀다면서
관련 수강과목은 거의 없어”

당내 일부 “자진 사퇴” 목소리
민주는 “지명 철회” 공세 높여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의 자녀 의대 편입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확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일단은 정 지명자의 소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녀 문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상기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임명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지명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배현진 인수위 대변인은 15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 지명자에 대한 검증의 시간은 국회에서 이뤄질 때까지 일단은 잘 지켜볼 생각”이라며 “지명자 본인은 언론 보도를 통해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본인이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는 인사청문회 통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날도 정 지명자 자녀에 대한 새 의혹이 불거졌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정 지명자 아들의 편입 입학 자료에 따르면 아들 정 씨는 경북대 의대에 편입할 당시 제출한 서류에서 ‘학부 때부터 의학연구에 뜻이 있었다’는 취지로 밝혔다. 하지만 학부에서 이수한 의학 관련 과목은 전체 수강과목 51개 중 한 자릿수에 그쳐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정 지명자의 자진사퇴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 지명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장관은 본회의 표결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무총리와 달리 인사청문회에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임명 강행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날도 정 지명자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은 문제 많은 친구의 지명을 속히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 그게 40년 우정을 지키고 인사참사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당선인의 1차 인선 대상인 8개 부처 장관 지명자들의 인사청문요청안이 전날 국회에 제출됐다. 8명의 재산 평균액은 약 51억 원이며, 신고 재산이 160억 원이 넘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명자를 빼면 약 36억 원이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