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로 출근하며 검찰의 ‘검수완박’ 법안 반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민 등 초선 ‘처럼회’ 주도
黨인사 수사 방어 꼼수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하며 검찰의 집단 반발을 부른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다만 민주당 인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방어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고, 6·1 지방선거에서의 역풍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70년 동안 잘못된 관행과 제도로 자리 잡은 과도한 검찰의 권한이 기득권과 특권을 낳았다”며 “특권을 해체하고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게 검찰개혁의 목표”라고 밝혔다. ‘검수완박’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검찰에 대해서도 “언론을 상대로 직접적인 정치 행위를 한 데 대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엄중히 경고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기소권뿐만 아니라 수사권까지 가진 대한민국 검찰은 그 권한이 지나치게 과도해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민주당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어할 요량 아니냐는 비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위원장은 강성 당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보복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소영 의원도 “우리 당과 정부가 지난 수년 동안 추진해왔던 검찰개혁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당내에서 ‘검수완박’은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가 주도하고 있다. 처럼회 회원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사·기소 분리 자체에 반대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며 오는 12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당론이 결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처럼회는 김 의원을 비롯해 김남국, 김승원, 최강욱, 황운하 의원을 주축으로 출발했고, 이후 문정복, 민병덕, 민형배 의원 등이 합류하면서 20명가량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최강욱 의원이 재석 의원 10% 이상을 득표하며 2차 투표에 진출해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했다. 최 의원은 2017년 ‘권력과 검찰 : 괴물의 탄생과 진화’라는 대담집을 내는 등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왔고 처럼회의 핵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부제를 직접 지었다”고 밝혔고, 김의겸 의원, 김선수 대법관 등이 참여했다.

손우성·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