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설레는 재건축 단지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에 따른 기대감으로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오르고 있다. 사진은 1971년 준공돼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 단지 모습. 김호웅 기자

■ 재건축조합원 양도시점 조기화

서울 주요단지 중심 가격상승세
인수위 부동산시장 정상화 의지

민주당도 투기방지 취지에 공감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해야
일부에선 “재산권 침해”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부동산 규제 완화책과 함께 투기 방지책을 같이 검토하는 이유는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집값 자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전진단 완화와 함께 논의되고 있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시점 조기화는 도심 내 민간 공급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지나친 손바뀜을 방지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강남구 등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올라 10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지난 3월 30일 부동산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마치고 “시장정상화 과정에서 세제·대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단기적 시장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금리 추이 등 거시경제 여건변화와 주택공급·멸실 등 수급 변수를 감안한 면밀한 이행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시점 조기화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책과 병행될 수 있는 투기 방지책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도입을 추진했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 등이 반대하면서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인수위의 의지가 크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인수위와 서울시 간 협업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위는 지난 1일 부동산TF 차원의 1호 조치로 국토부와 서울시 간 도심 주택공급을 위한 실행TF를 공동으로 구성했다. 투기 방지 방안인 만큼 더불어민주당도 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 인수위 추진 사안이라는 점에서 실제 협조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해당 방안이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규제 수위에 대한 수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송 의원의 개정안은 지위양도 제한 개시 시점과 관련해 안전진단 통과 후 조합설립인가 전 사이 시·도지사가 기준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제도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을 두거나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 투기 방지 차원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연장 및 확대 방안 필요성도 거론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