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로 급등했다. 문재인 정부가 1주택자에 한해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대책을 동시에 발표했지만, 보유세는 올해 늘어나지 않을 뿐이지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폭탄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7.22%라고 발표했다. 지난해(19.05%)와 합치면 2년 만에 40%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서울은 14.22% 올랐고, 인천(29.33%) 경기(23.20%) 등 수도권 인상 폭은 더 심각하다. 주택정책 실패로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린 문 정부 책임이 크다.

문 정부는 국민 분노가 폭발할 게 우려되자,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동결을 끼워 넣었다. 올해가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으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60세 이상 고령자는 종부세 납부를 양도·증여·상속 때까지 유예하고, 건강보험료 동결과 함께 재산공제도 확대하겠다고 한다. 집값 폭등과 보유세 폭탄을 던져놓고 선심 쓰듯 보유세를 줄여주겠다는 식으로 생색을 낸다. 6·1 지방선거용 물타기 꼼수다. 고령자 종부세 납부는 올해 유예해봐야 내년엔 2년 치가 부과돼 부담은 더 커진다. 그런 문제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결국 문 정부의 주택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지난해 보유세 규모는 10조8756억 원으로 급증해 문 정부 5년 동안 7조 원 가까이 폭증했다. 한국 보유세는 총조세 대비로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모두 높다. 그런데도 보유세 비중이 낮다며 1주택자 종부세율까지 올리고,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계획을 밀어붙여 왔다. 이러고선 세금 동결로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한다. 막판까지 국민의 뺨을 때리고 어르면서, 정작 정책 실패의 부담은 꼼수로 다음 정부에 떠넘기는 행태다. 파렴치라는 말로도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