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럭무럭 자라렴 국내에서 34년 만에 태어난 다섯쌍둥이가 21일 무럭무럭 자라 출산 124일째를 맞고 있다. 첫째 소현(왼쪽부터), 넷째 이현, 셋째 서현, 다섯째 재민이 잠들어 있고 둘째 수현은 막 잠에서 깬 듯 칭얼거리고 있다. 김진수·서혜정 대위 부부 제공

■ 34년 만의 다섯 쌍둥이 … 김진수·서혜정 대위 ‘육아 전투 124일’

출산 당시 1㎏서 현재 4㎏ 넘겨
함께 깨고 함께 자는 아이들 덕
육아 수월해져 한시름 놓았지만
코로나 걸릴라 노심초사 하기도
건강하고 밝은 사람 자라줬으면

“지금은 체계를 잡아 아이들이 동시에 깨고 잡니다.”

다섯쌍둥이 아빠 육군 17사단 수색대대 김진수 대위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대에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면 일을 해결할 수 있지만, 아기들에게는 온종일 신경을 다 쏟아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다섯쌍둥이가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10시쯤 서울대병원에서 태어난 지 124일이 되는 날이다. 국내에서 다섯쌍둥이 출산은 1987년 이후 34년 만의 일이다. 1㎏ 정도의 체중으로 태어난 다섯쌍둥이는 몸무게가 4㎏를 넘기는 등 쑥쑥 자라 지난달 28일 모두 무사히 병원에서 퇴원했다.

김 대위는 육아휴직 중인 아내 서혜정 대위와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관사에서 다섯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다섯쌍둥이 중 딸 4명의 이름은 ‘밝을 현(炫)’ 돌림자를 써서 김소현·수현·서현·이현으로 지었다. 아들 재민군은 ‘강할 민(䪸)’을 이름에 넣었다. 김 대위는 식구가 7명이나 되다 보니 9인승 카니발에도 한 번에 타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다섯쌍둥이 짐이 엄청 많고, 카니발도 짐이랑 함께 싣다 보면 아기를 4명밖에 태우지 못한다”며 “다 같이 외출할 일이 있으면 차 두 대에 아기 2명, 3명이 나눠 탄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날이 더 따뜻해지면 아기들과 나들이도 가고 경남 밀양으로 증조할머니께 인사도 드리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단장님께서 옷 5벌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아이들이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입혀 산책할 계획”이라고 웃으며 전했다. 서 대위는 요즘 다섯 쌍둥이가 코로나19에 걸릴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 대위는 세쌍둥이 엄마들 단톡방에서 코로나19 예방방지법과 육아 정보를 얻기도 한다. 서 대위는 “마스크를 쓰고 아기들을 돌본다”고 말했다.

김 대위 부부는 다태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 대위는 “남녀가 모두 평등한 육아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면 좋겠다”며 “여성 공무원의 경우 단태아는 90일, 다태아는 120일의 출산휴가를 주는데, 남성은 동일하게 10일만 주기 때문에 마음이 타들어 갔다”고 전했다. 서 대위는 1년간의 육아휴직 이후에 부대 복귀를 앞두고 육아가 우려된다고 했다. 서 대위는 “4월 7일에는 산후 도우미 정부 지원 기간이 끝나는데, 아직 1명밖에 구하지 못했다”며 “내년 2월에 끝나는 육아휴직 이후에 복귀하면 아이들을 사단 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