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말꼬리 붙잡기 불과”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축통화’ 발언에 대해 “은행강도가 돈을 찍어내는 ‘종이의 집’”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TV토론 중 나온 기축통화 발언을 계기로 이 후보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가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연일 총공세를 펴고 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2016년에는 ‘돈 찍는 것은 국민 주머니 터는 서민증세’라고 열 올리던 이 후보가 이제는 (원화가) 기축통화 돼서 돈 찍으면 부채를 아무리 늘려도 괜찮다고 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국형 양적완화를 비판하며 ‘돈을 찍어내면 돈 가치가 떨어져 국민 주머니가 털린다’고 주장했는데 이제 와서 국가부채를 늘리자고 한다는 비판이다. 원 본부장은 또 “돈 찍어서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기본 화폐를 주려고 하느냐”며 “은행강도가 돈을 찍어내는 ‘종이의 집’, 한국에 최초 도입”이라고 주장했다. ‘종이의 집’은 범죄자들이 조폐국을 점거하고 돈을 찍어내는 내용의 스페인 드라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이 후보가 그간 경제전문가인 양하며 가르치려고 드는 발언을 해 왔는데, 이번 발언을 보니 기축통화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개념도 잘 모르고 있었다”며 “국가가 무작정 빚을 더 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나랏빚이 늘고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면 국가 신용등급도 떨어질 수 있는데, 아무리 빚을 늘려도 괜찮은 것처럼 호도하는 모습이었다”며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과대 포장돼 있다는 것을 국민이 이번에 알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채이배 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본질은 기축통화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얼마나 더 재정 투입으로 국민을 지원할지”라며 “기축통화 편입이란 말꼬리를 붙잡고 저속한 표현을 써 가며 정치적 공방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