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로 최고단계 격상
“바이든, 동유럽에 파병 검토”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미국 국무부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재 미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철수명령을 내리고, 미국인들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여행을 금지했다.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러시아 압박을 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동유럽 국가와 발트해 3국에 해·공군은 물론 지상군 병력 수천 명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가 1월 말~2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이 병력 배치에까지 나서면서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는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여행경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권고를 레벨4(여행금지)로 격상하는 한편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렸다. 공관 비필수직원들에 대해서도 원할 경우 자발적 출국을 허락하기로 했다. 또 국무부는 미국인의 러시아 여행도 전면 금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유럽과 발트해 주변 국가에 지상군 병력을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핵심 참모들이 지난 22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대통령에게 동유럽 국가에 1000~5000명의 지상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보여준 난맥상으로 지상군 투입을 자제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개입주의로 회귀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개입주의로의 선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대한 군사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새해 첫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