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對美 강경 대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 참석해 대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2018년 4월 중단을 선언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참석 정치국 회의
“美 적대정책 묵과 못할 위험
중지했던 활동 재가동 검토”
바이든 취임 1년 맞춰 포고

북한이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 조치(모라토리엄)를 재검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북한이 이르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2월 4일) 전에 ICBM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통보됐다”며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4월 20일 제7기 3차 당 전원회의에서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ICBM 발사를 중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며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밝혀 무력시위 강도를 높일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주였던 도발이 ICBM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실험·ICBM 발사 재개 시사 등 대미 압박 조치 실행 배경으로 “미 제국주의라는 적대적 실체가 존재하는 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명백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밝혀 제재완화 등 양보가 없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일에 맞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대미 대응방향 토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망동’ ‘책동’으로 비난하는 발언도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게 아니라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도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고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 등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