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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

“정권 바뀔수록 복잡해진 규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기업 규제만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아도 한국 경제가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신세돈(68·사진)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나게 ‘기업 때리기’ 할 때는 언제고 투자가 필요할 때면 대기업에 찾아가 손부터 벌리는 게 이번 정부의 일상이었다”며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기업 규제가 정권을 거듭하면 할수록 복잡해져 이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수준”이라며 “한국은 이미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 백악관과 주지사까지 총출동해 성사된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는 기존 공장에 투자한 금액을 합쳐 40조 원 이상을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에 투입하게 됐다. 삼성에 이어 SK와 현대차도 조 단위의 미국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대기업의 잇따른 해외투자 소식과는 정반대로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규모는 초라하기만 하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한국과 주요 5개국(G5)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지표를 비교하면 한국의 순FDI 비율이 기간 평균 -1.7%로 G5 평균인 -0.3%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인 국내직접투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지난 4년 동안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18조2000억 원) 가까이 투자하는 동안 미국의 한국 투자는 채 100억 달러도 안 됐다.

신 명예교수는 “우리 스스로가 규제투성이 나라를 만들어 쇄국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습관적인 규제 행태가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이번 정권에 새로 만들어진 기업 규제만 제자리로 돌려놓아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