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4·19 묘지 찾은 尹 윤석열(앞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학생혁명기념탑 참배 후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묘소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오후 광주·전남 방문

‘전두환 옹호’ ‘개 사과’ 관련
진정성 보여줄 사과방식 준비
지역공약 발표않고 반성 초점
광주선 “오지 말라” 민심 흉흉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돌리기에 나섰다.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지역일정으로 광주를 택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과 이른바 ‘개 사과’ 논란으로 돌아선 호남 민심의 반전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5·18 희생자들에게 진정성이 담긴 무릎 사과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5·18 관련 단체 등 지역민심의 저항이 거세 충돌도 우려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화순군의 고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방문해 유족과 차담회를 한 뒤 광주로 이동해 5·18자유공원을 방문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행보를 이어갔다. 윤 후보 측은 특히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희생자들에게 예를 표하는 등 진정성을 최대한 보여주는 사과 방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한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과거에 대해 사과한 것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광주 방문에 앞서 홍 변호사 생가를 방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변호사는 1980년 당시 참상을 목격하고 항의하는 행진에 나섰다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한 대표적 인권 변호사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 대해 “후보는 물론 당 차원에서 5·18 관련 부적절한 언급이 다시는 나와선 안 된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으로 멀어졌던 호남 민심이 다시 윤 후보에게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일시적으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절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정착되려면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서 5·18 관련 망언을 하면 해당 행위로 보고 제명 등 징계를 내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사과와 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역 발전 공약은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조만간 호남 지역을 다시 찾아 미래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광주에는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클러스터’를, 전남에는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발사체산업 클러스터’를 각각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전북 새만금을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개발해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포함된다.

조재연·손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