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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인사운영 개선계획

박원순 재임 기간때 45% 증가
시민단체에 ‘돈줄’ 역할 의심
직무 기간 2~3년 주기로 줄여

위탁 시민단체끼리 예산 따먹고
중개소 역할로 인건비만 축내

“시민단체 출신 임기제공무원이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있다”고 작심 비판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제공무원 정원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에 45.1% 증가한 임기제공무원을 축소하기 위해 최근 인사운영 개선계획을 마련했다. 시 임기제공무원은 올해 7월 기준 총 1780명으로 2011년(1227명) 대비 553명 증가했다. 시는 5년 단위로 결정해온 임기제공무원 직무 유지 기간을 2∼3년 주기로 줄인다.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규모도 부서별 정원 대비 10% 내로 조정한다.

오 시장은 시 공무원 신분이 된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각종 위탁·보조금 사업을 통해 시민단체에 돈줄을 대주는 ‘파이프’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의 서울시 곳간을 좀먹는 몇 가지 공통된 방식 중 하나가 ‘선수 출신 심판’의 등장이기 때문이다. 유관단체끼리 예산을 나누거나 인건비 비중이 큰 것도 주요 특징이다.

◇선수가 심판까지 = 시민협력국 지역공동체과에 재임 중인 A 과장은 2016∼2018년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서마종) 센터장을 지냈다. 지역공동체과는 서마종 관련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부서. 서울시 예산을 받아 사업을 벌였던 활동가가 본인이 몸담고 있던 단체에 예산을 배정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된 셈이다. 또 2016∼2020년 비영리민간단체(NPO) 관련 부서의 임기제공무원은 총 21명이었는데 그중 15명(71.4%)이 유관단체 출신이었다. 같은 기간 청년정책담당 부서 임기제공무원 38명 가운데 14명(36.8%)도 청년단체 활동가로 채워졌다.

◇유관단체끼리 예산 따먹기 = 시민단체가 위탁 운영한 각종 사업은 유관단체의 ‘먹거리’가 됐다. 시민단체 등에 저리로 융자해 주기 위해 마련한 사회투자기금 운영 실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민단체가 두 번 이상 융자받은 금액을 모아보니 사투기금 융자금(1234억9900만 원)의 약 28%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시·동북권·동남권 NPO지원센터가 발주한 용역 84건 중 31건(36.9%)을 역대 NPO지원센터장의 유관단체가 맡아 수행한 것도 주요 사례다. 총 4억2800만 원 규모다.

◇중개소 역할로 인건비만 축내 = 민간 위탁은 사업 운영을 민간단체에 맡겨 효율성과 전문성을 꾀하는 방식이지만, 시민단체가 수탁받은 서울시 일부 사업은 되레 비효율이 초래됐다. 인건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시 예산을 활용한 활동가 ‘챙겨주기’가 성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마을공동체 사업 예산 113억 원 가운데 인건비 비중은 49.6%(약 56억 원)로 절반에 육박했다. 서울시는 서마종을 설립해 지난 9년 동안 사단법인 ‘마을’에 운영을 맡겼는데, 자치구 24곳에 중간 지원 조직(마을자치센터)을 추가로 만들고 운영을 민간단체에 또 위탁하며 인건비 증가를 초래했다. 시민단체가 참여한 주요 사업의 올해 예산 내 인건비 비중은 서울혁신센터가 54.6%, 청년허브가 54.3%, 청년활동지원사업은 50.0%, 서울시 NPO지원센터는 42.1%였다.

민정혜·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