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도 매달 꼬박꼬박 챙겨
이재명측 “리스크” 주장과 달라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주도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사업 초기에 351억 원의 비용으로 큰 리스크(위험)를 부담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측 주장과 달리 이 돈을 보증금 등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화천대유에 초기 투자금을 빌려준 ‘전주’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관련 의혹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감독시스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7년 감사보고서에서 킨앤파트너스와 엠이스비티로부터 각각 291억 원과 60억 원, 총 351억 원을 빌렸다. 이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초기 투자금과 일치하는 액수다. 하지만 공시 내용을 보면 화천대유는 투자금 중 72억 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냈다. 화천대유가 속해 있는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성남도시개발의 사업협약에 따른 것이다. 액수는 총사업비에서 직접공사비 및 부대 공사비를 제외한 비용의 1%로 책정됐다. 보증금은 돌려받는 돈이다. 초기 투자금 중 215억 원에 대해선 근질권을 설정해 뒀다. 성남의뜰에 참여한 다른 민간 투자자들의 주식매입청구권 행사를 가정한 담보 제공용이다. 결과적으로 빌린 돈으로 마련한 총 351억 원의 초기 투자금 중 보증금(72억 원)과 예금(215억 원) 등 287억 원이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 흘러갔다. 초기 비용은 개인으로부터 출발했는데, 감사보고서 등에선 이 전주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아 각종 설만 난무한 상태다.

수수료도 매달 꼬박꼬박 챙겼다. 올해 4월 공시된 성남의뜰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성남의뜰이 화천대유에 지급한 자산관리수수료 누적액은 121억 원에 달한다. 애초 성남의뜰은 화천대유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시기를 누적액 90억 원을 넘기는 때로 상한을 정했다. 그러다 돌연 2019년 계약 내용을 변경, 상한을 140억 원으로 올렸다. 성남의뜰 의결권을 가진 성남도시개발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계약 변경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2부(부장 김경근)에 배당하고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