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전문가들 정부발표 평가
“서울 주택난 해결엔 아직 부족”

정부가 25일 사전청약 확대와 서울 태릉골프장·경기 정부과천청사 부지 대체지 발표를 뼈대로 한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가파른 부동산 시장 상승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민간 사업자 참여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5일 “늘어나는 사전청약 물량 대부분이 경기 지역에 집중돼 서울의 주택난 해결엔 역부족일 것”이라면서 “실제 입주까지 최소 7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매매·전세난을 해결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청약 대기 수요로 인한 전·월세 수요 증가로 전셋값 등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늘어나는 사전청약 물량(10만1000가구)에 대해선 긍정적이었지만 중심인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택지를 사고도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주변 교통망 등 사업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미분양 물량을 전량 매수해주는 등의 약속 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사전청약부터 2~3년 후 본청약, 또 3~4년 후 입주까지 긴 사업 리스크를 감안하고 민간 업체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던 민간 업체들도 사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태릉골프장 부지와 정부과천청사 대체부지에 대해선 기존 입지와 비슷해 공급 효과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주민 갈등과 동시 공급이 아닌 소규모로 쪼개져 공급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와 협의 후 발표된 지역이 아니란 점에서 또다시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