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등 반대집회·시위 여전
정부 ‘누구나집 프로젝트’ 강행

정부가 25일 지난해 8·4공급대책 당시 발표한 서울 태릉골프장과 경기 정부과천청사 부지 대체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불투명한 데다 8·4대책 때 발표한 나머지 서울 시내 공급 부지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주민 반대와 논란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급조된 공급정책의 문제점은 계속 지적될 전망이다.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정부과천청사 부지는 지자체 협의를 끝내고 이날부터 주민공람 등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착수한다. 정부는 8·4대책 당시 태릉골프장에 아파트 1만 가구,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계획을 변경한 뒤 이날 발표했다. 태릉골프장 물량은 6800가구로 조정하되 노원구 내 도심복합사업, 노후 영구임대 재건축 등을 통해 3100가구 이상 대체 물량을 확보키로 했다. 또 인근에 9000가구 수준의 공공택지 지구를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정부과천청사 부지는 인근 과천지구 자족용지 전환 등을 통해 3000가구를 공급하고 과천시 갈현동 일대에 13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 간의 협의가 잘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에 도시 인프라를 넘어서는 아파트가 과잉 건설되는 데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태릉·과천을 제외한 나머지 8·4대책 당시 공급지로 지적된 지역에 대해선 이날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8·4대책 당시에 용산 캠프킴(3100가구), 서울지방조달청(1000가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등 총 3만2000가구에 대한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과천·태릉을 제외한 1만8000가구 공급지에 대한 현 추진 상태나 계획에 대한 언급은 이날 없었다. 여의도 부지는 임대아파트 공급 및 주민 협의 없는 공급계획에 대해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마포 상암지역의 경우 지난 8·4대책에서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상암 자동차검사소(400가구), 상암 견인차량 보관소(300가구) 등 총 네 곳이 계획됐는데 역시 지역 주민 반발이 거세다. 급조된 공급대책이다 보니 주민 의견 수렴이나 도시 인프라 확충·보완 계획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다.

정부는 논란이 많았던 더불어민주당의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강행할 방침이다. 9월 사업자 공모를 실시한다. 자금조달방식은 리츠(부동산투자전문펀드)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10년 뒤 분양전환까지 사업자가 떠안을 위험성과 수익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누구나집은 지난 6월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 마련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