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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협의 없이 기습 상정하고
여권 의원 4명 찬성으로 통과
매출기준·구상권도 위헌 여지

여당 “野 바리케이드 넘겠다”
8월 국회처리 방침 재차 강조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언론사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하자 학계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내용, 법안 처리 절차 등 헌법을 무시한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8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한 언론환경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언론개혁이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육참골단의 각오로 원구성 협상만을 앞세운 야당의 입법 바리케이드를 넘겠다”며 8월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언론사) 사주들은 돈벌이를 위해 기자들의 영혼을 악마의 맷돌에 넣어 갈아내고 있다”며 “클릭 수를 위해 모든 기사를 ‘포르노’로 만들어버렸다”고 적었다.

김 의원을 포함해 박정·김승원·유정주 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문체위 법안소위 위원 4인은 전날(27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16건을 병합해 수정안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표결에 부쳤다. 법안소위는 국민의힘 소속 3인을 포함해 총 7인으로 구성돼 범여권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야당은 표결을 위해선 위원회 대안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만든 수정안을 표결에 올렸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소위에 기습 상정해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학계에선 법안 내용도 위헌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언론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로 재산상 손해 등을 입히면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고, 배상액 하한선을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 1만 분의 1에서 1000분의 1 사이에서 책정하도록 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룬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실제로 발생한 손해 정도와 무관하게 언론사 매출액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책정한다는 발상은 위헌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언론사가 보도를 작성한 기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게끔 한 내용도 문제로 꼽힌다. 장 교수는 “구상권은 무조건 행사하는 게 아니라 고의나 중과실에만 부여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