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高點’ 경고에도 상승세 지속
7억 돌파 9개월만에 ‘8억대’
수도권 중대형 평균 10억대

대출완화로 외곽지역 수요↑
구로·노원·도봉 상승률 높아
전세대란도 매매가 끌어올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서울의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8억 원을 돌파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치솟으면서 중대형(102㎡ 초과~135㎡ 이하) 아파트 평균 가격도 10억 원을 넘어섰다. 오는 28일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사전청약이 시작되지만 매매·전세 전망지수는 석 달 연속 오르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6일 KB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의 60㎡ 이하 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8억957만 원으로, 지난해 10월 7억 원을 돌파한 이후 9개월 만에 8억 원대에 진입했다. 5억 원대에서 6억 원대 돌파까진 16개월이 걸렸지만 이후 7억 원대와 8억 원 돌파 속도는 이보다 두 배가량(각 9개월) 빨랐다.

이달부터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우대 혜택을 확대(투기과열지구 기준 6억 원 이하→9억 원 이하)하면서 9억 원 이하인 서울 외곽 지역으로 매매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달 대비 1.28% 올랐는데 구로(1.81%), 노원(1.65%), 도봉(1.57%), 강북(1.48%) 지역의 상승률은 이를 훨씬 웃돌았다. 3~4인 가족에 적합한 서울 중소형(60㎡ 초과~85㎡ 이하)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10억 원을 돌파해 이번 달 10억2464만 원까지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도 11억5751만 원까지 치솟았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와 탈서울 매매수요가 맞물리면서 수도권 집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이달 인천(2.49%)과 경기(2.16%) 아파트 가격은 한 달 새 2% 넘게 오르면서 수도권 중대형(102㎡ 초과~135㎡ 이하) 아파트 가격이 10억1062만 원을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앞자리를 바꿨다. 서울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무주택자들이 교통여건이 좋은 인천, 경기 지역 매매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셋값 상승은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10% 상승하며 두 달 연속 1%대 올랐다. 종로구가 1.99%로 25개 구 중 가장 많이 올랐고 동작(1.97%), 강북(1.83%), 도봉(1.79%), 서대문구(1.68%)의 오름폭도 컸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소형이 4억681만 원을 기록한 가운데 전 면적의 평균 가격은 6억3483만 원까지 올라섰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중소형 면적이 4억 원을 돌파했다.

지금 집값이 고점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조사에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 부동산 매매·전망지수가 석 달 연속 상승하며 120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100을 넘어설수록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 교수는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를 밀어 올린다”면서 “가을 이사철에도 심각한 전세난이 벌어지면서 매매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