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법인들이 최근 랜섬웨어 공격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랜섬웨어 공격이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랜섬웨어는 해킹을 통해 정보를 탈취하거나 시스템을 멈추도록 한 뒤 몸값을 요구하는 행위를 뜻한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LG전자 미국 앨라배마 법인, 앞서 4월에는 CJ셀렉타 브라질 법인, LG생활건강 베트남 법인 등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법인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내부 문서가 일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의 랜섬웨어 피해 사례는 1년 새 1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킹단체들은 기업 내부망에 침입해 데이터 탈취 및 암호화 작업을 벌인 뒤 금전을 요구한다.

국내 기업들은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의 유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랜섬웨어 공격 이후 보안 업데이트 등 후속 조치를 통해 추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유출된 파일을 모두 점검했지만 개인정보나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법인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했고, 추가적인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관련 업데이트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셀렉타는 양어장 사료를 만드는 곳으로 중요 자료가 없고 이후 컴퓨터를 포맷해 큰 유출도 없었다”며 “해킹조직의 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베트남법인은 “일상적인 제품 리스트와 세금거래서 등 일부 자료가 유출됐지만 곧바로 자료 백업 및 포맷, 운영체제(OS) 재설치 작업을 진행했다”며 “최신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추가 해킹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랜섬웨어 공격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전문기업의 공조체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