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세계 법인세율 하한 필요”
세금 올려도 기업 못 떠나게
G20에 ‘동시인상 협력’ 압박
기업들은 “경쟁력 약화” 우려
‘큰정부·증세’ 내세운 바이든
신자유주의 탈피 기조 본격화
재닛 옐런(사진) 미국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에 나선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에 따른 재정확대 손실을 메우는 재원 마련이라는 공감대가 놓여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큰 정부·증세’를 내세워 초대형 재정지출과 법인·소득세 인상을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퇴출 기조와도 맞물린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2조 달러(약 2251조 원)의 인프라 투자를 내세워 법인세를 인상하면서도 “기업이 미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주요 20개국(G20) 등이 주도하는 전 세계 증세 압력이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옐런 장관은 이날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연설에서 “세금 경쟁의 압력을 끝내야 한다. 각국 정부가 필수 공공재에 필요한 충분한 세수를 얻고 위기에 대응할 안정적 세제 시스템을 갖추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인세 하한선 설정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주요 경제국들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70일을 넘기면서 기존 신자유주의 기조와 상당 부분 벗어난 정책을 잇달아 내놓는 행보와도 일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예산안을 확보했고, 2조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을 의회에 제시했다.
문제는 재원 확보였는데, 이를 법인세와 고소득자의 소득세 인상이라는 증세로 풀겠다는 기조가 옐런 장관의 발언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이는 작은 정부와 감세라는 신자유주의와 다른 흐름이자, 정부의 적극적 역할과 개입을 강조하는 새로운 기조이기도 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포천지 선정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 3년간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곳이 50곳 또는 51곳이나 된다”며 “이제 그들의 몫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G20을 상대로 본격적인 증세 압박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7월 초까지 법인세 인상안 통과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공화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다만, 한국 등 신흥 국가들은 실물경제가 완전한 확장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조세 주권 침해 등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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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손기은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16일(현지시각) 북한의 러시아 파병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북·러 군사협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일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자는 공감대도 형성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55분부터 3시 45분까지 약 50분간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역내 및 국제 정세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한일간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데 공감하고,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를 더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양 정상은 특히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간 군사협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단합된 메시지를 계속 낼 수 있도록 양국이 더 긴밀하게 공조해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도 한미일 3각 협력 체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10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계기 첫 회담에 이어 이날 두번째로 양자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셔틀외교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다.양 정상은 첫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부간은 물론 기업인, 언론인, 전문가들 사이의 교류가 한층 활발해진 것을 평가하고 안보, 경제 등을 포함한 다방면에서 양국간 협력이 더 진전되기를 기대했다.특히 양국 국민이 한일관계 개선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발굴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러북간 군사 협력이 북한군 파병으로 이어지는 등 역내 및 세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한일 간의 긴밀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 시점에 총리님과의 이러한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 방안과 날로 엄중해지는 지역·글로벌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이에 이시바 총리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두번째로 만나 뵙게 돼 대단히 기쁘다. 이것이 일한 관계에 원래 있어야 될 모습이라 생각하고, 이런 관계를 앞으로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윤 대통령님과 저 사이에 일한 관계를 미래를 향해 더 적합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북한 등을 포함해 우리를 둘러싼 엄중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일한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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