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집단면역’ 실험

英, FA컵·코미디공연 등 개방
이스라엘, 마스크 벗고 軍훈련

일부국가, 백신 평등분배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전에서 앞서고 있는 이스라엘과 영국이 이달부터 대규모 면역 실험을 시작한다. 이스라엘은 군부대부터 마스크 벗기 실험을 실시하며, 영국은 축구경기장 등을 대중에 개방한다. 반면 일부 국가들의 백신 부족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며 백신 평등 분배에 대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자국 우선주의에 가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4일 예루살렘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은 5일부터 일부 부대에서 마스크 벗기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대상은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쳤거나 감염 후 회복된 병사의 비율이 전체의 90% 이상인 부대로, 부대원들은 3개월간 야외 훈련과 야외 활동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다만 실내 활동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영국은 백신 접종 여부와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등이 담긴 ‘코로나 상태 증명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5일 발표한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12일 비필수 상점과 펍, 미용실 등에 대한 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감염과 접종 수준에 따라 국가들을 신호등 체계로 분류해 여행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4∼5월 열리는 잉글랜드FA컵 경기와 코미디 클럽 공연 등을 대중에 개방하되, 행사 전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영국은 거리두기와 환기 등 다양한 방역 방안에 대한 효과를 수집하는 대규모 면역 실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내 백신 접종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하고 하루 접종자 수도 400만 명을 넘은 가운데 전 세계 백신의 86%가 중상위 국가들에서 사용됐고 저소득층 국가에서 사용된 백신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부활절을 맞아 “모든 이가 필요한 보호를 받아야 하고 그럴 권리가 있다”며 “빈국들도 충분한 백신을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