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등 ‘집단면역 실험’ 돌입했는데… 韓, 국민에게만 ‘고통 전가’

이미지 크게보기백신 접종 대기 지난 1일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5일 서울 성북구청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노인들이 접종 순번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김동훈 기자

■ K방역 진단 및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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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백신 접종이 유일한데도, 정부의 방역정책은 현재 상황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에 치우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은 3월 31일 1.65%, 4월 4일 1.85% 등 닷새간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선진 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은 백신접종에서 국제적으로 고립된 ‘코로나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계점을 드러낸 K-방역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지는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접종률 1.85%, 한국 홀로 ‘코로나 섬’ 되나 =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사실상 실패한 정부로서는 방역 강화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4일까지 총 96만2730명이다. 국내 인구(52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1.85%다. 5일 기준 블룸버그가 집계한 인구 수 대비 코로나19 접종률에서는 98위로, 2%대를 보이고 있는 네팔(2.8%), 인도네시아(2.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백신 접종에서 뒤처지면서 한국이 홀로 ‘코로나 섬’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진국 위주로 ‘백신 여권’ 도입이 준비 중인데, 한국은 극히 일부만이 백신 여권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단면역이 형성된 국가끼리 여행이 자유로워질 경우, 한국이 선진국들 사이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K-방역’은 한계치인데, 정부는 ‘방역 강화’뿐 =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K-방역’은 이미 한계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주 추가’식 방역 강화안을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단행하며 ‘확진자 수 200명대 이하’를 목표로 했지만, 5개월여가 지난 현재 여전히 수백 명대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일상화됐다. 지난주(3월 28일∼4월 3일) 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500명대를 계속 상회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정부가 식당·카페 등 일부 시설 외 음식 섭취를 금지하고, 방문자 전원에 대한 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 강화가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을 품고 있다.

◇2분기 백신 770만 명분에 그쳐, 추가 백신 확보가 유일한 해법 = 장기간의 방역 피로감을 해소할 유일한 방법은 백신 도입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추진단에 따르면 2분기 접종 대상자는 현재까지 총 1150만 명이다. 이들의 70%가 백신을 맞으면 접종자 수는 805만 명이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770만 명분에 그친다. 이 때문에 추가 백신 확보가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2분기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던 모더나와 노바백스의 백신 도입이 시급하다. 정부는 여전히 협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 백신의 계약 물량이 각 2000만 명분인 만큼 상당수의 물량이 2분기부터 도입돼야 접종 차질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과 중국의 시노팜 백신까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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