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가 사용… 파장 확산
“日 기업 노출 리스크 검증해야”
국가 안보상 위협 확대 가능성

전체 국민의 70%가 사용하며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LINE)의 개인정보 해외 유출 논란 파장이 거세다. 8600만 국민의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여·야와 정부 모두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경제 안보 정책을 논의하는 자민당 내 조직 ‘신(新)국제 질서 창출 전략 본부’는 18일 간부회의에서 라인 사태와 관련해 유사한 사례가 또 없는지 전 부처에 조사를 지시하도록 하는 방침에 합의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본부장은 “중국 기업에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노출된 리스크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주력 정책인 ‘디지털 전환’(DX)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정보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면서 “대처 방안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자”고 했다.

앞서 라인이 자사 서비스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등 기술 개발을 중국 상하이(上海) 소재 회사에 위탁해 중국인 직원들이 사용자들의 이름과 전화 번호, 이메일 등 개인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이 아사히(朝日)신문 보도를 통해 폭로됐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재난 상황에서 가족·지인들과 신속히 연락할 수 있는 앱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라인은 10년 후 일본인 약 8600만 명이 일상생활이나 업무과정에서 필수 연락 도구가 되며 주요 사회 인프라라는 평가까지 받게 됐다.

국가가 인터넷망을 감시하고 정부에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개인 정보 유출은 데이터·AI 등 첨단 기술에 기반을 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국가 안보상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실관계 확인 후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에선 “스가 총리가 라인을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자당 의원들에게 앱 사용을 당분간 금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아즈미 준(安住淳) 국회대책위원장은 “라인 책임자를 국회로 소환해 보안 실태를 검증하겠다”고 알렸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