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T&G 연구원들이 대전 유성구 가정로에 있는 연구·개발(R&D) 본부에서 토의하고 있다. KT&G 제공

(13) KT&G

전자담배 후발주자 ‘릴’ 안착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계약
글로벌 시장 입지 구축 속도
인재 육성 과감한 투자 성과

KT&G가 미래성장 동력 사업 발굴과 신(新)인재 육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혁신 신제품을 통해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가능 경영 관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강화해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출시, 전자담배 후발주자임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2019년 3월에는 전자담배 마케팅 개발조직을 ‘NGP(Next Generation Product) 사업단’으로 격상하고 연구·개발(R&D)을 비롯한 각종 투자와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본에 릴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속도감 있게 넓혀가고 있다.

릴은 편의성과 휴대성 면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올렸다. KT&G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발 빠르게 파악해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연사, 휴대성, 연무량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장한 것이다.

이후 2018년 11월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KT&G의 독자적인 기술이 집약된 차별화된 제품이었다. 전자담배 특유의 찐 맛을 줄였을 뿐 아니라 풍부하고 균일한 연무량을 구현했다. 지난해 2월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최초로 모든 작동 버튼을 없앤 ‘릴 하이브리드 2.0’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용 스틱을 삽입하면 버튼을 누르는 과정 없이 자동으로 예열되는 ‘스마트온’ 기능을 탑재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디바이스 작동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가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KT&G가 제품에 쏟고 있는 노력은 R&D 투자비용과 특허 출원 건수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 2015년 126억 원 수준이던 KT&G의 R&D 투자비용은 2017년 161억 원, 2018년 179억 원, 2019년에는 23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허 출원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95건이었던 출원 건수는 2019년 431건으로 늘었다.

경쟁사인 PMI와 손을 잡은 것은 KT&G의 혁신 노력의 ‘절정’으로 꼽힌다. 혁신을 위해서라면 경쟁자와도 과감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실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계약을 통해 KT&G는 ‘릴’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에 이어 9월에는 우크라이나에서, 10월에는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KT&G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현지 언택트(Untact·비대면) 프로세스를 통해 23개국을 신규 개척, 총 103개국 진출을 달성했다. 신규 진출국 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집중 육성해 연간 판매량이 1억 개비 이상인 5개국을 확보한 것이다.

이런 실적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육성 정책이 큰 밑거름이 됐다. KT&G는 지난해 7월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창업가들이 성장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상상플래닛’을 개관했다. 상상플래닛은 ‘Let’s Play&Network’의 줄임말로 ‘청년 창업가들이 배우고, 만나고, 함께 임팩트(영향)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입주사들을 위한 사무 공간에는 총 128개의 지정석과 24개의 독립 오피스가 들어서 있다.

KT&G는 또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기업 비즈니스로 해결하려는 청년 창업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상상 스타트업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5기 캠프가 진행 중으로, 상상 스타트업 캠프는 사회혁신 창업을 위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14주간 무료로 진행된다. 전·현직 창업가들의 팀별 맞춤 코칭과 분야별 전문 멘토링과 함께 우수팀에게는 창업 아이템 사업화를 위한 사무 공간이 지원된다.

KT&G 관계자는 “지난해 ESG 전담 조직인 ‘ESG기획팀’과 ‘에너지환경기술팀’을 신설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ESG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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