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 폐업따른 물량감소 우려
은퇴자 등 1주택 서민도 稅부담

시세폭등 책임 국민에 떠넘긴셈

집값을 사상 최고로 올려놓은 문재인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앞세운 사실상의 증세로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연쇄적인 시장 왜곡으로 이어져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 서민들에게 세금 부담을 안기는 동시에 무주택 서민들에게도 주택난을 가중시키는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대한 일반인의 열람이 시작된 가운데 부동산업계는 이의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공동주택은 전국 기준 3.7%인 52만5000가구다. 이 중 서울은 전체(258만 가구)의 16.0%인 41만3000가구가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해 새롭게 과세대상에 편입된 가구 수는 13만1800가구다. 실제로 공시가격 9억 원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는 보유세 237만5000원을 부담한다. 전액 재산세며 지난해 공시가격 6억9000만 원에서 2억1000만 원 오른 아파트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53만6000원(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 15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증가 폭은 더 크다.

1주택자 세금 부담이 늘며 정부가 부동산 시세 상승의 책임을 공시가격 현실화를 빌미로 일반 국민에게 세금으로 떠넘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금 부담이 가중될 경우 임대주택사업자들의 폐업으로 인한 전세물량 공급 감소는 물론 일부 주택소유자들의 전·월세 가격 인상, 1주택 보유 고령은퇴자들의 생활고 가중 등의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방식도 논란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차익 실현이 되지 않아 소득이 오르지 않았는데 무작정 세금을 부과하면 소득 없는 1주택자들은 감당하기 힘들고, 이는 징벌적 과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공시가격 산정) 원칙 등을 먼저 공개하고 그다음에 과세에 나서야 하는데, 현 정부는 세금부터 거둬들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박정민·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