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뿔난 농민들 “LH 규탄”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등 농민단체 회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 투기 의혹에 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시민단체, 버스광고 시위 돌입
“文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반복”

전국 공공택지 토지주들 회견
“3기 신도시 사업 재검토해야”

LH직원 추정인물 글 또 논란
“곧 잊혀… 정년까지 꿀 빨련다”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시민단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해체 및 구조적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무주택 서민들은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에까지 나서는 현실에 상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잇따라 ‘투기’를 두둔하는 듯한 글들을 올려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모임인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결말을 ‘집값 폭등’으로 규정·비판하는 버스 광고 시위를 시작했다. 노란색 버스 전면에는 ‘25번의 대국민 사기극에 분노한다’ ‘쇼는 이제 그만 문 대통령은 집값 원상 회복 약속 이행하라’와 같은 광고 문구가 부착됐다.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이 투기로 얼룩지고 집값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는 설득력이 커지고 있다. 시민행동 측은 오는 4월 9일까지 광화문 일대와 종로, 여의도 등 한 달간 서울 곳곳을 누비며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민행동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정책으로 ‘벼락거지’가 된 무주택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긴 젊은 세대는 삶의 희망마저 잃었는데 현 정부는 변명만 할 뿐 진정한 반성과 정책 변화 의지 표명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국 65개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로 이뤄진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도 10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 공사 즉각 해체”를 외쳤다. 공전협은 회견 장소로 LH 직원들이 보상을 노리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과림동 부지를 선택했다.

박광서 남양주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투기꾼들이 신도시 발표 전부터 땅을 사들여 정작 원주민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며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말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 분노는 커지고 있지만, LH 직원들은 오히려 국민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지나가겠지.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는 글을 올렸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