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이 확산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터진 ‘악재’가 정권 심판론으로 불붙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기 전에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변 장관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태에 계속 기름을 붓고 있다. 다만 변 장관 경질은 2·4 부동산대책의 실패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 지도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변 장관 경질론과 관련해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상황을 확인해 본 다음 성역 없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 다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 장관이 LH 직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는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변 장관조차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국무위원이라고 하는 자리는 임기가 보장된 자리가 아니라 정무적인 자리”라며 “(변 장관의) 책임을 국민이 거세게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 사임이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초선 의원은 “변 장관을 바꿔야 한다고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계속 면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 변 장관은 전날(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평소 투기 억제를 위한 제도 개선과 실행에 노력해왔는데, 결과적으로 일부의 일탈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변 장관은 LH 사장 재직 시절인 2019년 5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본사 근무는 월평균 7.4일에 그쳤다. 사장이 본사에 잘 가지도 않으면서 내부 기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성진·이후민·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