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측은 “DTI 맞춰 대출”

‘10개 중 9개 필지에 43억 원 근저당 설정, 대출 특혜 과연 없었나.’

경기 시흥지역 A 농협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대한 대출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투기 의혹이 빚어진 해당 토지를 둘러본 결과 LH 직원들이 총 100억 원을 투자해 매입한 10개 필지 중 9개 필지에 약 43억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다.

농협 관계자는 9일 문화일보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토지매입 관련) 대출은 LH 직원 여부와 관계없이 땅의 소유권이 본인이 맞는지, 감정가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히며 특혜 대출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대출 규모가 커서 일반 대출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특히 차주(借主)들이 허위로 농업을 경영하는지 등은 실사하지 않기 때문에 농협도 투기 의혹을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의혹이 제기된 일부 LH 직원은 시흥시 과림동 일대 땅을 구입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벼농사를 주로 짓겠다’는 내용의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벼 대신 묘목을 심어 계획서를 허위 작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태다.

사실 대출 규제를 어겼어도 대출자는 물론 금융사에 대한 제재는 어렵다. 현재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의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비주담대)의 담보인정비율(LTV)은 40∼70%다. 비주담대 규제는 행정지도에 근거해 제재의 법적 근거가 없다.

김규태·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