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의를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윤 총장을 강력히 성토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있다. ‘정치인 윤석열’의 몸값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간 주된 기류였지만 이젠 상황이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현직 검찰총장의 수준 낮은 정치 행보’라는 글을 올려 “정치를 할 수 없는 현직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역주의와 말 바꾸기 등 정치의 못된 것부터 배웠다”며 “대구에 가서 ‘나를 품어준 고향’이라며 지역감정부터 조장하는 모습을 보면, 호남에 가서는 ‘어머니의 고향’, 부산에 가서는 ‘아들의 고향’이라며 표를 호소하던 어느 구태 정치인이 떠오른다”고 비난했다. 그는 “헌법 어느 조항에 수사·기소 분리가 안 된다는 조항이 있는가”라며 “입법권, 사법권, 헌법 해석 권한까지 검찰총장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착각이고, ‘경거망동! 오만방자!’ 그 자체다”라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에 반발해 사퇴한다고 하지만, 결국 정치를 하겠다는 욕망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도 참전하는 양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정치인이지 평범한 공직자의 발언 같지 않다”고 비판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도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기준에 따라 행동해주시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도 회의를 열어 수사청 설치 등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을 신중히 진행키로 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윤 총장과의 정면충돌이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야권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윤 총장이 강조하는 것은 공정과 국민”이라며 “법치주의 수호를 위한 윤 총장의 전쟁은 여기서 끝날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윤석열 지키기’ 운동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횡포를 저지하자”며 “뜻을 같이하는 진정한 ‘국민의 힘’을 모아 강력한 반대 운동을 전개하자”고 밝혔다.

윤명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