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등이 檢 지휘권 잡으면
월성 원전·울산시장 선거개입
김학의 불법출금 등 수사 차질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검찰 안팎에선 월성 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중단 및 축소를 원하는 정권의 압박에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윤 총장이 떠나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친정부 검사가 검찰 지휘권을 갖게 되면 “권력 수사는 외풍은 물론, 내풍에 휩싸여 모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나면 월성 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관련 청와대 등 윗선 개입 수사도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 당장 오는 9일 자료 삭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에 대한 첫 공판이 예정된 상태에서 윗선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대전지검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임총장이 철저한 수사를 명분으로 내세워 영장 재청구 ‘보류’를 지시하면 이두봉 대전지검장도 어쩔 도리가 없게 된다. 윤 총장은 지난해 연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징계청구로 인한 직무배제와 정직 2개월 처분 이후에도 복귀 때마다 해당 사건을 챙겼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 사의를 불러온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 도입 추진은 결국 권력 수사에 대한 보복이면서 정권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의혹이 있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역시 진전을 보지 못하고 현재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철호 현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수사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 동력도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레임덕 상황에서 각종 비리도 묻힐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날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로부터 이첩받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중 현직 검사 연루 건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