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주방 CCTV 공개를 확대할 예정인 가운데,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휴대전화 앱으로 주방을 24시간 공개하고 있는 모습. 식약처 제공

식품 위생점검 강화

가맹점에 위생교육 의무화 등
본사 책임강화 관련법 개정도

피자·치킨 등 배달전문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 자율적 확대
올해 5000개소까지 늘리기로
특별점검 대상·횟수도 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이후 음식 배달 서비스는 외출이 어려운 많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음식이 만들어진 시점에 바로 확인할 수 없는 배달의 특성상 위생 관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돼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 족발 음식점에서 배달한 음식에 쥐가 섞여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곧바로 배달 음식점 등의 위생 및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음식점 주방을 CCTV를 통해 공개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올해는 비대면 외식 서비스의 안전관리 체계를 정립하는 원년이 될 예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43조4000억 원으로 2019년(26조4000억 원)에 비해 62.4%나 급증했다.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 배달서비스 등의 인터넷·모바일 쇼핑 거래액을 모두 합한 것인데, 특히 음식 배달서비스 거래액이 78.6%나 확대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분기별로 온라인쇼핑 중 음식서비스 거래액을 보면 1분기 3조4508억 원에서 4분기 5조3957억 원으로 급증했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자 생활 패턴 변화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국민의 배달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의 급증과 함께 자연스럽게 관련 위생 문제도 늘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점의 식품위생·기타유형 적발 건수는 2019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위생 취급기준 위반은 2019년 84건에서 지난해 343건으로,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은 28건에서 883건으로, 위생교육 미이수는 10건에서 857건으로, 시설기준 위반은 18건에서 472건으로 늘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배달 음식 등 비대면 형태의 음식 서비스가 국민의 주된 이용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부터 ‘배달음식점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 시작했다.

식약처는 우선 오는 3월부터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방 CCTV 공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조리시설 및 조리과정 등을 소비자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함께 회원사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모두여는세상(배달삼겹직구삼), ㈜비엔에프시리즈(버거앤프라이즈) 등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식약처는 주방 공개에 참여하는 업체에 대해 행정처분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위생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가 가맹점의 위생수준 향상을 위한 위생교육, 식품안전기술 제공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식품위생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피자·치킨 등 배달전문 음식점의 위생등급 지정도 확대해 자율적인 관리 수준 역시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268개소에 불과한 피자·치킨 배달음식점의 위생등급 지정을 올해 5000개소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배달음식을 중심으로 기존에 진행하던 특별점검의 대상과 횟수도 늘린다. 족발·치킨 등 다소비 품목을 판매하는 배달음식점과 배달 주문량이 많은 업소를 대상으로 식약처·지방자치단체 간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품목별로 전수 점검하고, 그 횟수를 올해부터 연 4회로 늘려 실시한다. 올해는 족발·피자·치킨·분식 등 4종으로 확대하고 2022년에는 중식을 추가한다. 특별점검 실시 1개월 전에는 사전 예고를 통해 영업자들의 자율 관리를 유도한다. 배달음식 용기·포장에 대한 위해물질 검사도 병행 실시하며 부적합 업체는 공개할 계획이다. 특별점검과 별도로 배달음식점 전수점검을 연중 실시한다. 점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협회 소속 자율지도원은 회원사를, 지자체는 비회원 업소를 각각 담당해 점검한다. 배달 수요 증가와 함께 늘어난 전문 배달원을 활용, 무간판 등 무신고 업소, 위생불량 음식점 등의 신고도 유도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에 직결된 식품안전관리는 강화하고, 기술 발달과 환경 변화로 개선이 필요해진 규제는 합리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