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지난 4일 대구시청 집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방역 최일선 1년’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

세계 첫 이동형 선별진료소 운영…‘K-방역’핵심으로
신천지 허위 정보로 실질적 피해…민사소송 적극 진행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백신 이상반응 대응팀 구성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신천지 교인)가 발생한 지 오는 18일로 1년을 맞는다. 대구 시민들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악몽 같은 시기를 보냈다. 대구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며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위기를 ‘시민정신’으로 극복하고 대구에서 추진했던 방역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보편화된 것이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확산의 계기가 된 신천지 대구교회의 역학조사 방해 혐의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이와 무관하게 실질적 피해를 본 데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앞으로 고통을 겪는 시민에게는 보편적 재난지원금 대신 핀셋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터지기 11일 전인 지난해 2월 7일 대구시 행정부시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현장에 뛰어든 이후 상황 점검과 대응으로 줄곧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대구시 코로나19 예방 접종 시행 추진단장’도 맡았다. 지난 4일 대구시청 2층 집무실에서 채 부시장을 만났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확진자 수로 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3차 재유행이 시작됐지만, 대구는 12월 10일쯤 본격화됐다. 다른 지역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왔다. 결과적으로 대구가 방역을 충실히 해서 한 달 정도 늦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12월 31일 확진자 31명 정도를 정점으로 줄면서 지금은 거의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는 3차 유행이 빨리 끝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이는 지난해 대구가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방역시스템을 다른 시도보다 잘 갖췄고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코로나19 방역 성과는.

“지난해 2∼3월 코로나19가 번질 당시 ‘3·28 대구운동’을 도입했다. 이 운동의 주요 내용은 외출과 이동 최소화, 모임과 집회 중단, 2m 거리두기 등으로 현재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시다. 범시민운동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방역 주체는 시민으로, 시민이 이끌고 있다. 특히 위기 속에서 세계 최초로 차량 이동형(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생활치료센터를 도입했다. 고위험군 집단시설 사전 전수검사, 마스크 쓰GO 운동도 추진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정책은 K-방역의 핵심이 됐다.”

―대구시와 소상공인단체 등이 신천지 대구교회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대규모 전파·확산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함에 따라 지난해 6월 투입된 사회적 비용 등 1400억 원이 넘는 손해액 중 1000억 원 정도에 대한 손해배상을 신천지예수교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청구했다. 현재 신천지 대구교회 소유의 부동산 일부와 이 총회장 은행 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가 결정된 상태다.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 관리자들이 역학조사 방해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신천지 측의 거짓 진술이나 허위 정보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봤기 때문에 민사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대책은.

“침체한 경기가 ‘V’자 형으로 회복되면 좋지만,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회복 탄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분간 경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편성한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 대구시는 지난해 재난관리기금(2900억 원)을 3차례 지원하면서 모두 소진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2차례 정도 지원하면서 다소 여유가 있을 것이다. 대구시는 모든 시민을 위한 지원 예산을 마련하기란 현재로는 어렵다. 정부 지원에 제외된 문화·예술·전세버스·택시업계 등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대구에서도 시작된다. 어떤 준비를 하는지.

“오는 11월 이전 시민 집단면역 형성이 목표다. 지난달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 추진단을 구성했다. 예방접종센터(17곳)와 위탁의료기관(844곳) 후보지를 선정하고 의사, 간호사 등 인력 확보와 교육 등으로 접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중증 이상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중심으로 13명의 ‘이상반응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했다. 중증 이상반응 신고에 신속히 대처하고 역학조사를 위해 ‘신속 대응팀’도 운영한다. 이상반응 예방을 위해 사전 예진을 꼼꼼히 하고 접종 후 15∼30분 동안 이상반응을 철저히 관찰할 것이다. 대규모 단체 접종이 이뤄질 예방접종센터에는 응급구조사와 구급차를 상시 배치하는 등 모든 준비를 할 것이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