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용구(오른쪽) 법무부 차관이 5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찾아 수용자 관리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 차관은 이날부터 매일 이곳을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전형적인 전시·뒷북 행정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 ‘부실방역’ 책임론 확산

구치소 확진 1000명 넘어서야
이용구차관 “매일 방문하겠다”
현장찾아 마스크 점검 등 연출
사망자 유족 없이 화장 논란도
법조계 “국가가 법적책임져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5일부터 서울 동부구치소 매일 현장 방문 및 점검에 나선 데 대해 정부의 늦장 대처와 부실 대응으로 이미 국가 교정시설이 ‘코로나 지옥’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뒷북 행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서야 뒤늦게 “이 차관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매일 동부구치소로 출근해 현장지휘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국가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차관은 이날 동부구치소를 찾아 수용자들이 구매 가능한 마스크와 제공되는 위생물품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법무부는 “이 차관은 이날 시행되는 6차 전수조사 준비사항도 점검했다”며 “동부구치소 방문 후에는 경기 수원구치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동부구치소 6차 전수조사 대상자는 868명(직원 530명·수용자 338명)으로,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오면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 수는 전체 수용자(2400여 명)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전국 교정시설 코로나19 확진 인원은 총 1121명(직원 27명·수용자 986명·출소자 87명·해제자 21명)이다. 전날 대비 수용자 5명(서울구치소 4명·천안교도소 1명)이 추가 확진됐는데, 법무부 측은 추가 확진자는 동부구치소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전국 교정시설 중 가장 많은 확진 수용자(607명)가 수용돼 있다.

교정시설 확진자가 전국 단위로 확산하면서 ‘제2의 동부구치소’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뒤늦게 현장을 방문해서는 구치소에 마스크가 잘 비치돼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모습만 연출하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정시설을 자주 찾는 한 변호사는 “수용자는 국가가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배상과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법무부가 어떤 방역 조치를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태로 국가교정시설이 ‘인권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최근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첫 사망자 가족들은 확진은 물론, 사망 사실도 뒤늦게 통보받아 화장 과정조차 지켜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