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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영향

이건희 재직시 매출 34배 ↑
주가는 100배·시총 500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27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100배, 시가총액은 500배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혁혁한 경영성과다. 이 회장 별세 다음 날인 26일 삼성그룹 주는 ‘또 다른 이유’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장이 1987년 11월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을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이하 보통주 기준)는 2만7000원대였다. 시가총액도 4000억 원대로, 국내 증시 시총 순위는 10위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회장 주도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성장을 계속했고 주가도 1994년 5만 원, 1995년 10만 원을 각각 돌파했다. 곧이어 닻을 올린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삼성전자는 2011년 1월 사상 처음으로 100만 원을 돌파했다. 갤럭시S2로 2011년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1위에 오른 이후인 2012년 12월에는 150만 원까지 치솟았다.

2014년 5월 이 회장이 병환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33만5000원, 시총은 196조6446억 원(2014년 5월 9일 종가 기준)에 이르렀다. 1987년 회장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는 약 100배(증자·액면분할 등을 반영한 수정주가, 단순수치로는 약 50배), 시총은 약 500배로 치솟은 셈이다. 실적도 2014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 206조2060억 원, 영업이익 25조251억 원, 순이익 23조3944억 원으로 198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6.6배, 영업이익은 222.1배, 순이익은 678.1배로 부풀어 올랐다.

이 회장의 타계 소식 이후 삼성그룹 주는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17.79%(1만8500원) 오른 12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삼성SDS는 7.54%(1만3000원) 오른 18만5500원, 삼성생명은 6.66%(4200원) 상승한 6만7300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0.66%(400원) 상승한 6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지분율 17.3%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최소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며 “총 10조3000억 원가량의 상속세를 상속인들이 나누어 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배당증액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황혜진·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