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장례 이틀째 오전 입관식 진행
삼성 전현직 사장단 빈소 찾아
손경식 경총회장 등 잇단 조문

IOC “올림픽 성공에 크게 공헌”

삼성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소식에 국내 정·재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회장의 입관식이 거행된 26일 각각 빈소를 찾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지난 14일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에 오른 정의선 회장도 이날 오전 조문했다. 이 회장이 위원으로 활동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조기를 게양하고 위원장 성명을 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이 회장의 입관식이 시작됐다. 오전 9시 20분쯤부터는 삼성그룹 사장단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이날 오전 9시 19분 가장 먼저 이 회장 빈소를 찾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 부회장도 굳은 표정으로 “애통하다”는 짧은 입장을 남기고 빈소로 입장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을 비롯해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들도 시차를 두고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전 KT 회장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CEO도 현장을 찾았다.

유족들이 이 회장 장례를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지만, 재계의 큰 별이 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빈소에는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고인께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을 이루시고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삼성이) 이제까지 고인께서 해오신 것처럼 한국 경제를 더 높게 부양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국무총리와 김 비대위원장은 오후에 조문할 예정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여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전날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 실장을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한국 재계의 상징인 이 회장 별세를 깊게 애도한다”며 “이 회장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등 삼성을 세계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조문하고 페이스북에도 추모글을 올렸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이 이날 오전에 빈소를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정의선 회장도 이날 조문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전날 추도사에서 “병상에서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2등 정신을 버리라는 고인의 큰 뜻을 저희 후배들이 소중히 이어받아 1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전날 범삼성가에서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갔다. 이재현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오후 3시 40분쯤부터 1시간 30분가량 빈소에 머물렀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남이다. 이재현 회장은 고인에 대해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말했다. 범현대가에서는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장례식장에 방문했다. 정몽윤 회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셨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고인의 올림픽 유산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며, 고인의 별세를 추모하고자 스위스 로잔 IOC 본부의 올림픽 기를 조기로 게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과 IOC의 ‘톱(Top) 파트너’ 계약을 통해 올림픽을 후원하고, 올림픽을 전 세계에 홍보했으며, 스포츠와 문화의 유대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올림픽 운동에 크게 공헌하고 올림픽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96년 IOC 위원에 선출돼 문화위원회와 재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17년 명예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IOC와 인연이 깊었다.

김성훈·조성진·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