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별세소식 긴급타전

FT “삼성 최대기업으로 키워”
승계·상속세 문제 등도 짚어

해외 언론들은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삼성의 총사령관(commander-in-chief)이었다”면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변화와 혁신(Transformation)의 아이콘”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승계와 상속세 문제 등도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 회장의 비판자들조차도 삼성을 한국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다”고 전했다. 특히 FT는 일본 기업 소니의 한 임원을 인용해 이 회장을 “총사령관”이라고 표현하며 “삼성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전선을 향해 돌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조직이었다”고 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모조품 생산업체에서 누구나 탐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텔레비전·메모리칩 기업으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005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자, 순자산 207억 달러(약 23조3500억 원)를 보유한 한국 최고 부자”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 회장이 1990년대 변화(Change)와 혁신을 주도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 회장이 “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회의 때 발언이나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의 ‘전화기 화형식’ 등의 이야기를 빼지 않고 거론하면서 “끊임없이 임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채찍질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회장은 기술 사다리를 끈질기게 밀어올렸다”, 프랑스 르몽드는 “2011년에도 그는 삼성이 태양광, 배터리, LED, 의료 등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사업에 맞춘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강조했다”고 적었다. 동시에 외신들은 이 회장이 뇌물수수 및 비자금 스캔들,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 등을 과제로 남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이 한·일 경제 협력에 많은 공을 들여온 점을 높이 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 회장이 “아직 일본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있다. 한·일 기업들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말한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박준우·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