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감사결과 핵심내용

추가비용만 1조8000억 달해
라임·옵티머스 피해액과 비슷

감사 지연·방해 위법행동 적시
자료삭제 산업부직원 징계요구

감사원이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의 핵심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조기폐쇄를 사전에 결정해 놓고 한국수력원자력을 압박해 조기폐쇄 결정을 이끌어 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를 위해 예상 수익은 낮추고 비용은 높게 잡아 월성 1호기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 산업부가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위법을 저지르면서 경제성을 조작·왜곡한 배경에는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됩니까”라고 안전성을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감사원에 따르면, 이번 감사에서 한수원과 산업부는 전력 판매단가 기준을 변경해 결과적으로 전기 판매수익이 낮게 측정되도록 한 것으로 판단됐다. 경제성 평가보다 한 해 앞선 2017년 기준 한수원 전망 판매단가는 kwh당 55.08원이었지만 실제 판매단가는 이보다 9.3% 높은 60.76원이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가동중단 시 줄어드는 비용 역시 과다하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런 왜곡이 ‘경제성 평가 결과의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월성 1호기 폐쇄로 인한 추가비용은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하기로 한 후 자산손상처리한 잔존가액 5600억여 원을 포함, 대략 1조8000억 원에 이른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두 개의 피해액을 합한 것(약 2조 원)과 비슷하다. 감사원은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산업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에 관여해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산업부 직원들의 이런 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내버려 뒀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는 감사를 지연·방해하기 위한 산업부 직원들의 ‘일탈 행동’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만 감사원은 조기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고, 안전성이나 지역 수용성 등의 문제는 감사 범위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감사원은 “정책 결정의 당부(當否)는 이번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관련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지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한수원 이사들의 조기폐쇄 결정에도 배임 행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대신 백 전 장관의 감사 결과는 향후 인사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해선 주의 처분을 내렸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