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기범죄 대처미흡에
秋법무, 윤석열 수사 배제로
檢 정치적 독립성 기대 난망

라임 등 靑·정치권 연루 의혹
崔, 소신 감사 이뤄낼지 주목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에서 특유의 뚝심을 보여 준 최재형 감사원장이 감사가 진행 중인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에 대해서도 소신과 원칙을 지켜낼지 관심을 끌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뿐 아니라 국민의힘 등 야권 인사까지 연루 의혹이 제기돼 있다. 최 원장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원 외’차기 대선 주자로 언급되는 최 원장이 정치권 비리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칠지 주목하고 있다.

21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옵티머스·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관리 감독 준수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의 연중 기관 감사 계획과 함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따른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가 맞물려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 또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감사 때 옵티머스·라임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적절했는지도 감사했나’라는 의원 질의에 “일부 포함됐고 현재 감사 결과를 처리 중”이라며 “사무처에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고, 그것을 감사위원회에 부의하면 (감사 결과가) 결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임운용은 1조67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판매·운용하면서 부실 사실을 은폐하거나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손실을 메우는 등 전형적인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감독기관인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라임운용의 불법성이 제기됐지만 한 달 후인 8월 21일 현장감사를 벌이는 등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2018년 초 라임운용에 대한 제보를 확보하고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8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권력 줄세우기’로 규정하고 부패방지권익법 72조 1항에 따라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은 통상 검찰 수사를 통해 진위가 가려졌지만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시키는 등의 조치로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크다. 반면 최 원장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독립성을 내세우며 385일간의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감사를 통해 ‘원칙 감사’를 보여줬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감사를 펴면서도 청와대와 여당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았다. 최 원장의 부친은 6·25전쟁의 첫 해전인 대한해협 해전에 참전했던 최영섭(93) 예비역 해군 대령으로, 가풍인 애국심 또한 높게 평가받으며 야권 일각에선 그를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하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