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0대·대구 70대
5일새 5명째 사망 ‘비상’

21일 오전 제주도와 대구에서 각각 60대·70대 남성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한 뒤 사망했다. 지난 16일 오전 인천에서 17세 청소년 사망 이후 닷새 만에 백신 접종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나면서 ‘백신 포비아(공포증)’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무료접종 사업이 전면 중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제주도는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68세 남성 A 씨가 이날 오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A 씨는 국가 무료예방 접종 대상자로, 19일 오전 9시쯤 제주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독감 무료접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 보건당국은 A 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에서도 78세 남성 B 씨가 사망했다. B 씨는 20일 낮 12시쯤 집 인근 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오후 1시 30분쯤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으나 21일 0시 5분쯤 숨졌다. B 씨는 파킨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2015년부터 매년 해당 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으나 이상 반응은 없었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앞서 인천에서는 17세 청소년이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이틀 만인 16일 사망했다. 이후 전북 고창에서 78세 여성이 19일 접종을 한 뒤 하루 만인 20일 사망했고, 대전에서도 80대 남성이 19일 오전 9시 접종한 뒤 20일 오후에 숨을 거뒀다. 이날 오전까지 벌써 5명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아직 사망 사례와 독감 백신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무료접종 사업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대구 = 박천학·제주 = 박팔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