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진은 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벌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ALWC·3전 2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회말 공을 던지고 있다. AP뉴시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이적 후 첫 가을 야구 등판에서 최악의 피칭으로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ALWC·3전 2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2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안타 8개를 맞고 7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2회 말 0-7에서 로스 스트리플링와 교체됐다. 토론토는 2-8로 패했고, 류현진은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던 토론토는 1차전(1-3)에 이어 이날도 패해 가을 야구 일정을 마쳤다.

정확도에 초점을 맞춘 탬파베이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쉽게 받아쳤다. 탬파베이는 빠른 박자로 방망이를 휘둘러 안타를 생산했다. 류현진은 1회 말 선두 마이크 브로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타자 주자가 2루로 뛰다가 아웃돼 쉽게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그러나 류현진은 란디 아로사레나, 브랜던 로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1사 1, 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4번 타자 얀디 디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마누엘 마고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1점을 줬다. 이후 류현진은 후속 헌터 렌프로를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 타구로 요리했지만 유격수 보 비셋의 송구 실책으로 이닝을 끊지 못했다. 2사 만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윌리 아다메스를 삼진으로 요리하고 힘겹게 1회를 마쳤다.

류현진은 2회 선두 케빈 키어마이어의 중전 안타에 이어 9번 마이크 주니노에게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허용, 추가 실점했다. 이어 1사 후 아로사레나에게 우월 2루타, 한 다리 건너 디아스의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에 몰린 류현진은 마고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비셋이 제대로 잡지 못해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다시 만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렌프로에게 왼쪽 폴 안쪽에 떨어지는 그랜드 슬램을 맞았다. 류현진은 홈런 후 교체됐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에이스’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내세워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서 등판한 류현진의 부담감은 컸고, 설상가상 이날 동료 야수들의 도움도 받지 못해 토론토 이적 후 최악의 피칭이라는 결과를 남겼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창의적(creative)’이라고 자평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의 불명예 기록을 새로 쓴 류현진의 통산 빅리그 가을 야구 성적은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4.54를 남겼다.

류현진은 경기 후 “실투가 장타 2개로 연결됐고, 초반에 모든 변화구가 안타로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류현진은 이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 코치, 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포스트시즌 2경기 전까진 우리 선수들이 홈구장도 없는 상황에서 잘 견뎌내고, 잘해냈다. 내년에도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