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서 열렬한 지지 표현”
굿즈 모으듯 컬렉션으로 여겨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등록해야 한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전 세계 팬클럽 아미(Army)들이 주식 구매에 뛰어들면서 ‘팬덤 증시’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공연 티켓이나 굿즈(Goods) 구입에 열중했던 아미들이 거대 팬덤의 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떠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유튜브 채널 ‘너희들TV’은 빅히트의 공모주 청약을 벼르고 있는 전 세계 아미의 반응을 상세히 전했다. 10월 5∼6일 713만 주 규모로 치러지는 공모주 청약에서 아미들이 공략할 수 있는 주식은 개인 투자자에게 배당될 20%에 해당하는 약 142만6000주. 적지 않은 양이지만 희망 공모가가 10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매우 높고 경쟁 또한 치열해서 청약에 당첨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외 아미들은 “내가 평생 주식에 투자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시도해 볼 것이다. BTS가 경제학과 통계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며 청약 비법을 수소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25일 ‘BTS 팬들 한국 IPO 대어 쫓는 ‘개미투자자’ 행렬에 동참한다’는 기사에서 빅히트의 주식을 사려는 아미의 열망을 전했다. 1억 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준비했다는 팬카페의 한 여성 팬은 “주식을 사서 BTS에 대한 지지를 보태려고 한다. 주식은 또한 내 BTS 컬렉션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팬은 1주라도 살 수 있기를 소원하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를 실물로 대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다. 원칙적으론 1주당 하나의 의결권이 있고, 1주라도 있으면 주주총회 참석이 가능하다. 경쟁이 심한 공모주 청약을 피해 상장 후 거래 시장을 노리는 팬들도 있다. 이들은 멤버의 생일이나 특정 이벤트를 기념해 기념품을 수집하듯이 주식을 구매하는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