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청탁금지법 해석보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이 아들 서모 씨가 카투사 복무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외압 의혹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안 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 공직자가 청탁 성사와는 별개로 청탁 사실만으로도 과태료 등 처분 대상이 된다. 법무부 장관인 추 장관 측이 법 취지와 다른 해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은 청탁 성사와 상관없이 청탁 사실이 입증된 경우만으로도 과태료 등 처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청탁을 한 사람이 공직자일 경우 청탁 사실만으로도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청탁을 받은 공직자가 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다면 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청탁을 받았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 대상자는 처벌이 면제되지만, 청탁을 한 사람이 공직자일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는 의미다. 권익위 관계자는 “청탁자가 공직자라면 민간보다 더 처벌 수위가 높다”고 말했다.

추 장관 측은 서 씨의 카투사 복무 당시 외압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장관이 연락을 해서, 국회에서 연락을 해서 (통역병 선발이) 됐다고 하면 문제가 되는데 결과적으로 안 됐다”며 “군대를 빼주는 게 아니라 영어 쓰는 사람들이 가서 경력을 쌓게 해주는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카투사병을 관리하는 한국군지원단장이었던 예비역 이모 대령은 “서 씨를 평창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외압을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실과 국방부 국회 연락단 등에서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