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인 면죄부 제공한 것”
“교육현장 혼란 가중 불보듯”
교사집단 내부도 의견 대립

대법원이 3일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에 가입시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한 고용노동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전교조 합법화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교조 중심 좌편향 교육이 일선 교육현장에서 확산될 수 있다는 의견이 학부모·학생단체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일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편향적인 이념교육과 급진적이고 왜곡된 역사교육을 해 온 전교조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사상에 의해 무너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는 “국가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해직 교사들의 조합원 신분을 보호해 준 전교조에게 합법적 면죄부를 제공한 것”이라며 “전교조가 좌편향적 교육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성향 일부 학생 단체도 이번 판결을 비판했다. 김화랑 전국학생수호연합 대표는 “전교조 교사들이 좌편향적인 사상을 주입하는 일들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선택권’을 박탈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학생들끼리 ‘반대’ 또는 ‘틀림’으로 규정해 교육 현장의 혼란 또한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 집단 내에서도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전교조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진보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보수 성향 단체인 교총은 성명서를 내고 “법리적 판단보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다른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결과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지난 1989년 ‘교육 민주화’ ‘참교육 실현’을 표방하며 출범한 민주노총 산하 교원 노동조합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9년 합법 노조가 됐지만, 지나친 친북·반미 성향과 특정 정치 이념에 대한 편향적 교육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전교조는 국가의 미래를 길러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직분과 책임보다는 정치적 활동에 더 많은 투쟁을 해 왔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이념·정치 투쟁이 더 거세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지영·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