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용홍택 과기부 연구개발실장

“알파고로 잘 알려진 딥러닝 기술도 인간 뇌의 작동원리에 기초한 것이다. 인텔은 2017년 뇌 신경세포(뉴런)와 시냅스(접합부)를 모방한 뉴로모픽 칩을 개발해 반도체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우리나라 뇌과학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용홍택(사진) 연구개발정책실장은 2일 ‘왜 뇌를 연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간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함으로써 고령화에 따른 뇌 질환 확산을 사회적으로 해결하고, 뇌 작동원리를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발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용 실장은 “‘뇌’란 소우주가 워낙 복잡하고 다른 과학 분야보다 늦게 본격 연구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획기적인 성과는 적지만 주요국들의 물밑 투자는 여전히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뇌과학 정책은 다른 선진국들과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나.

“과기정통부는 기초연구 성격이 강한 ‘LIFE 뇌과학’을 기획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뇌 기능의 작동원리에 집중한 사업이다. 학습(Learning), 상호작용(Interaction), 항상성(Fidelity), 감정조절(Emo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중요한 4가지 뇌 기능을 이해하고, 사후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 중심의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연구자들이 연구용 뇌 자원 확보를 위해 애쓴 결과 올해 3월 시체해부법 개정에 성공했는데 의의는.

“그간 시체해부법은 병원에서 해부한 시체의 일부를 병원 밖의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해 뇌 연구자들이 실제 사람의 뇌를 연구할 기회를 얻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이에 정부와 국회의 협조 아래 2018년 3월 뇌연구촉진법 개정안(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 2019년 1월 시체해부법 개정안(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됐다. 먼저 발의된 뇌연구촉진법 개정으로 규제를 해소하려다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보건복지부와의 장기간 협의로 규제는 시체해부법 개정을 통해 풀고, 진흥법인 뇌연구촉진법에는 뇌 연구자원을 수집·제공하는 ‘뇌 은행’ 지정 및 운영 근거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