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일부 사직서
서울대 계열 3곳도 줄줄이
정부 고발 강행에 대립 격화

정부의 전공의 10명 고발을 기점으로 의료계와 정부 간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31일 오전 현재 일선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임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최악의 수를 둬 꾸준히 좁혀지고 있던 입장 차를 한순간에 되돌려놓는 한편, 의료계 역시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파업을 지속하면서 양측 모두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서울대병원 계열에서 근무하는 전임의들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대병원의 일부 전공의들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고려대의료원도 동참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일부 전임의들이 사직서를 실제로 제출한 상황”이라며 “지난주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일부 사직서가 제출됐고,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들은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이날부터 1주일 동안 연기 가능한 내과 외래진료·시술 등을 축소하고 입원환자 진료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회의에서는 파업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한 정부 압박이 도를 넘었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오는 9월 7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의사들의 행보는 지난 28일 정부가 전공의 10명을 고발한 것을 기점으로 격화됐다. 특히 고발된 전공의 중 일부는 실제로는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부당하게 고발을 당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분노에 더욱 불을 지폈다.

파업이 진행되는 물밑에서는 정부와 의사 양측의 입장이 ‘원점 검토’ ‘철회’ 등 일부 단어 조율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정부의 지나친 고발 조치와 함께 협상 자체가 무의미해진 형국이다. 의사들 역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내부에서 파업 강행에 동의하지 못한 일부 대의원들이 사퇴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조치를 강행하면서 국민의 공감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재규·송유근·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