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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냄새 왜 날까
① 당뇨·신장질환 등 병적구취
② 노화·공복 인한 생리적구취
③ 양치 소홀·잇몸질환도 원인

- 비싼 치약이 좋은 치약?
구취 측정기 직접 실험해보니
1000원대 ~ 1만원 안팎 치약
‘냄새 제거 효과’ 큰 차이 없어
양치 제때하고 정기진료 중요

직장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종일 마스크를 쓰면서 잘 몰랐던 냄새 하나를 확실히 알게 됐다. 입으로 숨을 쉬거나 말할 때마다 촘촘한 ‘KF’ 필터에 부딪혔다가 이내 코로 밀려 들어오는 ‘나의 구취(口臭)’가 그것이다. 입에 ‘단내’날 정도로 일하지 않았는데, 이 비슷한 냄새를 매일 맡아야 하니 불쾌감이 커진다. 더구나 숨쉬기 편한 비말 차단 마스크(KF-AD)는 출시돼도, 입 냄새 방지하는 마스크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도 막아야 하지만, 구취도 막아야 한다. 그래서 복직편살(복잡한 직장 편하게 살기 위한 정보) 취재팀이 나섰다. ①마스크 때문이 아니라 속이 안 좋아 원래 구취가 나는 김 부장 ②식후에도 양치는 하지 않고 마스크만 꼬박 쓰는 박 팀장 ③‘치약 쇼핑 중독’에 빠져 하나 만 원이 넘는 치약도 선뜻 구매하는 이 과장 ④입 냄새 하나 없는데 30분에 한 번씩 양치하는 신 대리 모두 복직편살의 구취 편을 유심히 봐야 한다.

◇김 부장의 진짜배기 구취, 신 대리의 짝퉁 구취

먼저 구취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입 냄새 중에서도 ‘진짜배기’ 구취가 있고, 그냥 느낌만 있는 ‘짝퉁’ 구취가 있다. 학계에서는 전자를 진성 구취, 후자를 가성 구취라 부른다. 가성 구취는 나만 맡는 냄새로, 심리적 요인, 강박에 의해 발생한다. 신 대리가 이에 해당한다. 진성 구취는 다시 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적 구취와 자연적인 생리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생리적 구취로 나눌 수 있다. 병적 구취는 말 그대로 병이 있어서 나는 구취다. 입안의 치주병, 충치 등 구강 질환이나 당뇨, 심장 질환, 신장 질환 등 전신적 질환이 있을 때 안 좋은 냄새들이 입을 통해 나온다. 비염, 인후염으로 인해 구취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 부장의 경우로,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 외에 답이 없다.

생리적 구취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과 신진대사에 의해 발생하는 구취로 구분된다. 노화나 공복, 기아, 월경, 임신 등 생리적 변화는 구취를 유발한다. 긴장 상태에서 침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구취, 기상 후의 구취도 생리적 구취다. 또 식사 후에 발생하는 구취도 생리적 구취에 해당한다. 이 생리적 구취의 주원인은 휘발성 황화합물(VSC·Volatile Sulfur Compounds)이다. 황화합물은 구강 내 유해균의 일종인 혐기성 그람음성 세균이 구강 내의 음식물 찌꺼기와 아미노산, 펩타이드 등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악취를 풍긴다. 홍정표 경희대 구강내과 교수는 “구취 원인의 90%는 입안에 있다”며 “주로 구강 내 세균이 입안에 있는 단백질, 음식물 찌꺼기를 부패시켜서 나는 냄새이거나, 그로 인해 유발된 잇몸질환에 의해 생긴 염증과 농이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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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특별한 치약’으로 양치할 필요는 없다

직장인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복직편살팀은 객관적 구취 측정을 위해 ‘휴대용 구취 측정기’를 구입해 실험을 해봤다. 4만∼5만 원에 판매되는 이 기계는 고감도 반도체 가스 센서를 이용, 휘발성 황화합물을 인식해 구취 정도를 측정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당초 계획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입 냄새를 직접 맡는 방식의 취재는 아쉽지만 포기했다. 취재팀은 우선 자색 양파즙을 먹기 전후의 수치를 구취측정기로 쟀다. 이후 7종의 치약을 사용한 후 변화된 수치를 알아봤다. 치약은 크게 구취 제거 효과를 광고하는 치약과 그렇지 않은 치약으로 구분해 정했다. 또 개당 만 원 안팎인 치약과 3개 묶음으로 사면 1000원대에 살 수 있는 치약을 고루 대상에 넣었다.

실험 결과, 치약 변수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개당 가격이 만 원 안팎인 실란트로의 ‘덴티스테 플러스 화이트’나 ‘연예인 치약’으로 불리기도 하는 LG생활건강의 ‘루치펠로 미스틱 포레스트’, 개당 가격이 1000원대인 LG생활건강 ‘페리오’의 구취 제거 효과가 큰 차이가 없었다. 시중에 파는 △습윤제(글리세린) △계면활성제(라우릴황산나트륨 등) △감미제(소르비톨액 등) △연마제(탄산칼슘, 탄산수소나트륨 등) △불소(일불소인산나트륨 등) 등이 함유된 치약으로 양치를 정성 들여 하면 구취는 대부분 사라진다.

김영수 고려대 구로병원 예방치과 교수는 “특별한 치약이 아닌, 일반 치약도 잇몸질환이나 이 질환으로 인한 구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며 “양치를 꾸준히 하고,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객관적 구취 제거 효과와 별개로, 각 치약이 주는 고유 느낌은 분명 있었다. 치약을 비교해 써 보니, 이 과장의 ‘치약 쇼핑 중독’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덴티스테’는 은은한 민트향이 입안을 맴돌았다. 과한 가격이 갑작스레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루치펠로’는 강렬한 민트향을 냈다. 멘톨, 옵타민트, 파인민트 등이 민트향과 조화를 이룬다. 2만 원대에 판매되는 피에르파브르의 ‘엘지디움’에서는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레몬향이 풍기고, 거품도 부드럽다. 그렇지만, 가성비를 따진다면 다른 대안이 많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많이 판매돼 국내에서 유명해진 ‘콜게이트’는 페리오나 2080의 ‘한국판’이란 생각이 든다. 민트나 허브향이 크게 돌지 않는 ‘그냥 치약’ 맛이다. 단맛 없이 상쾌함을 극대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의 ‘플레시아 구취케어 솔잎티’를 쓰자 솔잎향이 입과 코를 가득 채운다. 양치하면 할수록 솔잎향이 매운맛으로 조금씩 변해 ‘제대로 양치를 했다’는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손기은 기자, 전재훈·박수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