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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정부대응 고강도 비판

정부 ‘유추해석 금지’ 원칙 위반
공유수면·항공안전법 등 들어
처벌하려는건 군사정권식 발상

정부가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남북교류협력법과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 ‘증삼살인(曾參殺人·증삼이 사람을 죽였다)’ 식 억지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증삼살인’이란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계속 사실이라고 말하는 자가 많으면 진실로 여겨진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12일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대북전단을 막기 위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며 과도하게 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회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유수면법·항공안전법은 모두 애초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아닌데, 정부는 그보다 상위인 헌법상 표현의 자유 침해를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유수면법이나 항공안전법의 취지가 전단 단속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당한 관련법이 없다는 것을 정부가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에는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사항에 관한 법률 적용을 금지하는 ‘유추해석의 금지’라는 원칙이 있는데,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전단을 보낸 것에 과한 법 적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이야 마음대로 적용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의도가 너무나 정치적이라서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며 “정치적 논리를 위해 법을 갖다가 쓰니 정부의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 모호한 규정으로 형사처벌 및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추진하는 것은 과거 군사정권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등 2곳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는 두 단체가 ‘물자의 북한 반출을 위해서는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를 어겼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한 공유수면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오염물질을 버리는 행위를 금지한 ‘공유수면법’과 초경량 비행장치(무게 12㎏ 이상) 사용 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게 돼 있는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철순·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