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슈먼 美 NED 회장 “對北관계 진전될것 예상안해”
숄티 북한자유연합대표 “北주민에 희망 전달 격려해야”

‘김여정발(發)’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추진에 대해 국제인권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에도 효과가 없다는 평가에서다. 20여 년간 북한인권단체를 지원해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알리려는 노력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 추진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에 전단을 보내려는 한국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전단을 이유로 남북 통신 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국가는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북한 내부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거슈먼 회장은 “외부 정보의 북한 유입은 북한이 점진적으로 정상적인 개방사회로 변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재앙”이라며 “한국 국민인 탈북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은 이제 비판적인 라디오 방송, 인권단체, 언론 등으로 압박을 넓힐 텐데 문재인 정부가 과연 선을 그을 수 있느냐”며 “최근 몇 달간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낸 것은 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용 마스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 고립을 심화시키고 김정은 체제를 방조함으로써 평화통일 전망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문재인 정부가 북한 주민보다 북한 독재정권을 더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를 금지할 게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희망과 진실을 알리는 것을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