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개소뒤 첫 불통

북한 통일전선부가 지난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언급한 지 3일 만인 8일 오전 남측의 통화 수신을 거부한 것은 본격적으로 남측을 압박하기 위한 실행조치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측이 연락사무소 개소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고 연락사무소 철폐 등 후속조치를 언급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경고’가 이행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9월 개소됐으며 북측이 남측의 연락 수신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은 오전 9시 예정대로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북측은 수신을 거부했다. 북한이 남측의 연락을 거부한 것은 통일전선부의 연락사무소 폐쇄 주장에 따른 첫 후속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통일전선부는 성명을 통해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며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제1부부장도 담화에서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련락사무소 폐쇄가 될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연락사무소는 북한 개성 지역에 설치돼 남북 인력이 상주해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월 말 남측 인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양측은 인력을 철수시켰지만 남측과 북측에 각각 사무소를 설치해 연락선은 유지해 왔다.

이날 동·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과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은 8일 오전 현재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관계자는 이날 “남북은 오늘 오전 9시께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정상적인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