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철수(왼쪽 두 번째)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형법 개정안 등 제출
이수진은 “사법농단 판사 탄핵”
입법 넘어 사법부까지 건드려

코로나 극복 최우선이라더니
총선 압승하자 적폐청산 독주

안철수 “단독개원 강행한다면
대한민국 국회 최악 사건될 것”

더불어민주당에서 과거사 관련 특별법 당론 추진에 이어 ‘사법농단 사건’ 연루 의혹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에는 선거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선거가 끝나자 문재인 정부 초반과 같은 과거 적폐청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도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당내 현안과 관련해서 지도부가 ‘함구령’을 내리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어 21대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심한 독주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인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사법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양승태(전 대법원장) 사법부의 법관 인사를 총괄했던 김연학 부장판사가 저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부정했다”며 “스스로 자정하기 어렵다면 국회와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법농단 폭로자로 민주당에 영입됐지만, 문제 법관 명단(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서는 법관 탄핵 외에 권력기관 개혁 법안도 발의됐다. 정청래 의원은 3일 검사·판사의 무리한 기소 및 판결을 처벌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 등도 제출해 놓은 상태다.

민주당의 과거사 청산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과 왜곡 방지법 등을 당론 발의하기로 했고, 일각에서는 여수·순천사건 특별법 당론 추진 주장도 나왔다. 특별법 형태로 과거사 관련 법이 발의되면서 법체계를 무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18진상조사위원회에서 개인이나 단체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것을 두고는 위헌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야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서도 일방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그동안 과거 관행이라는 이유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했고 협치라는 이름으로 법이 무시됐다”면서 “야당은 여전히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신줏단지처럼 모시지만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국회의 근본을 바꾸라고 국민은 명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법상 의장단 선출 시한인 5일에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거부하더라도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여당이 이대로 단독 개원을 강행한다면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당내 문제에서도 의원들의 개별적 의견 표출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 징계와 윤미향 의원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함구령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김병채·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