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1대 국회 단독 원 구성과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법농단’ 판사 탄핵 추진
3권분립 원칙 해칠 가능성

‘비방하면 처벌’ 5·18처벌법
헌법상 표현의자유 침해 논란

단독개원·상임위 독식 주장에
‘소신투표’ 금태섭 징계도 파장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독주에 가까운 행보를 계속하면서 민주주의와 법치 원칙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에는 사법농단 연루 의혹 판사 탄핵 추진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고, 광주 5·18 민주화운동 사건에 이어 여수·순천사건 등과 관련해서도 조사위원회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특별법 추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도 야당과 협상을 사실상 중단하고 압박만 계속하고 있고,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도 ‘함구령’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판사 출신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법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을 지낸 김연학 부장판사가 최근 재판에 나와 자신과 관련해 “인사 불이익을 부정하고 업무역량 부족 탓이라는 진술을 했다”고 언급하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판사 탄핵에 대해 3권분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과거사 특별법 제정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전남 여수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회재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여순사건을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의결하고 진실 규명 작업을 했지만, 진상규명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하루빨리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만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는 길로 여순사건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전날(3일) 당론 발의하기로 한 5·18 관련 특별법 등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 등을 하면 처벌받도록 돼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조사위원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하고, 처벌 조항이 다른 법과 비교해 형량이 높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회법상 의장단 선출 시한인 5일 미래통합당과 합의가 없더라도 본회의를 강행할 태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내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다수의 폭정’으로 밀고 나가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병채·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