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선도형 경제’… 전문가 분석

“정부 주도 사업은 한계 분명
기업 자생력 제고 방안 필수”

‘선도형 경제’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긍정평가와 함께 한계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육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주도형 사업이 한계가 분명한 만큼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가 급선무라는 요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일 통화에서 “경제 활성화와 사회 안전망 확대라는 양대 축의 방향 제시는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판 뉴딜’이 정부 주도형으로 흐르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강 교수는 “지금은 국가 재정 지출 없이 규제 완화 등 기업 활동 환경만 잘 조성해도 나아질 여력이 있다”면서 “정부 투자 일색으로 흐른다면 재정 출혈에 대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디지털 경제로 가려면 교육과 규제 개혁이 특히 중요하다”며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형태로 기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며,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시험도로 건설과 스마트 국방은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 문제에 대해선 성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처럼 현실적 고려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면 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도 “현재 고용보험 가입자가 50% 정도 되는 상황에도 고용보험기금이 적자인 상황에서 전 국민 가입 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강조한 ‘리쇼어링’(Re-shoring·생산시설 자국 회귀) 역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며 성과를 내고 있는 미국·일본과 달리 단편적 혜택만으로는 2016년 12곳, 2017년 4곳, 2018년 10곳 국내 복귀 등에 그친 미미한 현 상황을 반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정우·임대환·장병철·이승주 기자